지난 전시

이기원 특별초대전

Date
2023.12.19 - 2024.01.12
Artist
이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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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595-3777

조각가 이기원은 자신을웃는 아이의 작가로 소개한다. 그의 예술 세계는웃는 아이-세상을 바라보다로 요약된다.


이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아이는 자라서 어른이 된다. 어른에게는 아이의 모습이 거의 없다. 부모님이 남겨주신 사진이나 영상이 아니면,

어릴 때의 모습은 영원히 사라져버리는 듯이 느껴진다. 하지만 어른의 몸과 마음속에는 아이 때의 모습이 살아 있다고 나는 믿는다.”


사람에 따라 아이의 모습이 얼마나 살아 있는지는 다 다르다. 많이 남아 있는 사람도 있고, 거의 없다 싶을 정도로 희미해진 사람도 있다.

이기원 작가는 30대 중반에엄마와 아이를 주제로 한 전시회를 개최했으며, 그 후 다양한 주제의 조각 작품 활동에 매달렸다. 그러다 50대에 들어 조각가로서 정체성 고민에 빠졌다.

“‘이기원이란 조각가가 어떻게 기억되었으면 좋을까?’라고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했고, ‘웃는 아이의 조각가로 남고 싶다는 답을 찾았다.”


그다음으로대중에게 다가가자라고 결심했다. 작업실은 한적한 농촌에 자리해 있고, 조각 작품의 특성상 무게와 부피 때문에 관객이 많은 곳으로 작품을 옮겨 전시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접한 활짝 웃는 아기의 사진에서 영감을 얻어 한 뼘 크기의 웃는 아이 작품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 작가에게 아이는 생명과 순수의 상징이다. 해맑게 웃는 아이는 그 어떤 위해나 위험으로부터도 보호해야 할 대상이다.

과열된 경쟁과 넘치는 물질이 생명의 존귀함을 위협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를 담고 싶었다.”


그동안 웃는 아이 시리즈에서는 주로 노랑, 분홍, 파랑, 빨강 등의 색을 사용했으나, 이번 특별전에서는 금색을 사용했다. 금색은 얇은 금박지를 일일이 붙이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이기원 작가는아이들의 반짝이는 생명과 순수함, 순결함, 고귀함이 영원히 빛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금색을 선택했다라며내가 기독교 신자인데, 스님이 내 작품을 보고 동자승의 이미지가 있다고 좋아하셔서 함께 웃었던 기억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의 작품을 보면 서서 웃는 아이들도 있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웃는 아이도 있고, 허리를 숙여 다리 사이를 통해 뒤를 바라보는 아이들도 있다.

이 작가는같은 대상이라도 보는 사람의 눈높이에 따라 달라 보일 수 있다고 믿는다라며획일적인 사고나 생각을 강요하는 세상이 아니라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눈만큼 다양한 시선이 존중받는 세상이 오기를 소망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아이들이 다리 위에 있는 작품도 선보인다. 종전에는 주로 사각의 프레임 위에 아이가 놓여 있었으나

이번 전시에서는 다이빙대, 의자, 다리 교각 위에 올려져 있다. 이 세 가지 유형은 불확실성, 불확정성의 시대를 가리킨다.


 이기원 작가가 웃는 아이를 통해 말하려고 하는 대상은 아이들이 아니라, 어른들의 몸과 마음속에 있는 아이다.